나는 전설이다(I Am Legend)

Posted by 야근반장
2008. 10. 6. 15:41 FILMS/영화 좀 더 재미있게 보자

나는 전설이다 원작 표지

나는 전설이다 국내 번역서 표지



'나는 전설이다'는 1954년 리차드 매터슨이 쓴 소설로 지구에 살아남은 마지막 인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스티븐 킹이 “내가 소설을 쓰게 된 것은 『나는 전설이다』를 읽었기 때문이다.” 라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1976에서 1979년 사이입니다. 이야기는 주인공 로버트 네빌의 단조롭고 공포스런 일상으로 시작합니다. 네빌은 뱀파이어와 비슷한 증상을 나타나게 하는 치명적 바이러스에 의한 인류종말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입니다. 그는 매일 집을 수리하고, 창문을 판자로 덧씌우고, 마늘에 끈을 묶어 내걸어 뱀파이어의 침입에 대비를 하며 뱀파이어를 사냥하는데 필요한 물자를 모읍니다.

소설은 스스로를 강하고 엄숙하게 단련하는 네빌의 심리상태를 중요하게 다룹니다. 작가는 그가 비정상적인 대변동과 맞서 싸우는 흠있지만 정상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네빌은 홀로 외롭게 살아가며, 그러면서도 혹시라도 있을지모를 다른 생존자를 찾아다닙니다. 하지만 늘 자신혼자만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실망합니다. 저녁이 되면 네빌은 위스키를 마시며 음악을 듣습니다.

네빌은 인류를 감염시킨 전염병에 대해 연구를 합니다. 소설은 독자들에게 뱀파이어에 대한 초자연적 설명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하지 않는 대신 네빌의 연구과정을 세세히 설명해줍니다. 그에 따르면 마늘을 혐호하게 되며, 신선한 피가 자꾸 먹고 싶어지게 되고, 총알에 맞는 상처는 쉽게 회복이 되지만 말뚝과 햇빛에는 약한 것과 같은 것들은 모두 뱀파이어 바이러스에 의한 병증이란 것입니다. 그리고 거울이나 십자가에 대한 거부반응은 정신적인 질환이라 합니다. 이것은 대중문화상 뱀파이어에 관해 과학적으로 설명을 하고자 한 최초의 시도였습니다. 물론 오늘날은 이러한 설정을 여러 소설이나 영화 등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습니다. 네빌은 자신이 살아남은 이유에 대해서도 가설을 세웁니다. 그가 예전에 파나마에 있을 때에 흡혈박쥐에게 물린 적이 있었는데, 그때에 뱀파이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어느날 네빌은 개를 한 마리 만납니다. 네빌은 여러 주가 걸려서 겨우 그 개와 친해질 수 있었고, 자기의 말을 따르도록 길들였습니다. 하지만 개는 네빌과 함께 산지 1주일만에 뱀파이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죽고 맙니다.
감염된 이들 중에 몇몇이 병증을 억누를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음이 밝혀집니다. 하지만 그들은 낮동안에 잠을 자고 밖으로 나오지 않는 다른 뱀파이어들과 같았습니다. 네빌은 뱀파이어들을 사냥하면서 이들 '생존자'들도 함께 죽입니다. 자신들이 활동할 수 없는 낮동안에 자신들을 죽이고 다니는 네빌은 '생존자'들의 적이었습니다.

생존자들은 루쓰라는 소녀를 보내어 네빌을 감시하게 했고, 영리하게도 네빌과 개의 관계를 응용합니다. 루쓰는 네빌과 만나자마자 겁에질린 행세를 했고, 네빌은 그녀를 먼저 공격을 해서 집으로 끌고갑니다. 네빌은 그녀의 정체에 대해 의심을 했으나 진짜 생존자가 있을수도 있다는 희망을 버리진 못했습니다. 네빌은 그녀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혈액을 검사합니다. 그리고 루쓰가 뱀파이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음이 드러나기 직전에 루쓰는 네빌을 공격하여 쓰러뜨립니다. 그녀는 '생존자'들이 만든 새로운 사회의 적인 네빌을 공개처형하기 위해서 그를 끌고갑니다.

처형직전, 루쓰는 네빌에게 약을 줍니다. 그 약은 처형당할때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약이었습니다. 그리고 네빌은 '생존자'들이 그를 적으로 간주하고 처형하려는 이유를 듣게 됩니다. 그것은 마치 인류가 뱀파이어에 대해 갖고 있던 전설과도 흡사했습니다. 사람들이 잠들어있는 사이에 찾아와 사람들을 죽이고 사라지는 괴물의 이야기. 뱀파이어화된 '신인류'에겐 네빌이 그런 위협적인 존재였습니다. 네빌은 뱀파이어와 생존자들을 모두 죽이는 괴물이었으며, 결국 소설의 제목 그대로 '신인류'에게전해지는 공포스런 전설이 됩니다. 뱀파이어들의 뱀파이어가 된 것이죠.

이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는 1964년 'The Last Man on Earth', 1971년 'The Omega Man' 그리고, 2007년 'I am Legend' 입니다.




1. 지상 최후의 사나이 - The Last Man on Earth (1964)

전 세계에 만연한 수수께끼의 역병에 의해 대부분의 인류가 전멸한 이후의 세계가 이 영화의 무대다. 그 질병에 걸려 죽은 인간은 밤이 되면 되살아나 살아있는 사람들을 습격한다. 그들의 특징은 마늘과 거울에 약하며 낮에는 잠을 자고 심장에 말뚝이 박히면 죽는, 흡혈귀 그 자체이다. 심지어 이 질병 탓에 흡혈귀 전설이 생겨났다고 설명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도 죽은 자들은 ‘뱀파이어’라고 불린다. 하지만 느릿느릿 무리를 지어 공격해오는 죽은 자들의 소름끼치는 모습은 흡혈귀라기보다는 이후에 등장한 모던 좀비에 더 가깝다.

살아남아 있는 사람들을 찾기 위해 방송을 하는 네빌




최후의 인간으로서 역병과 맞서 싸우려했던 로버트가, 오히려 살아남은 인류의 가공할 적이 되어 쓰러진다는 결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깊은 여운을 남긴다.

질병에 의해 감염되어 네빌에게 죽은 사람들






2. 오메가 맨 - The Omega Man (1971)

원작이 흡혈 좀비화된 감염자들로부터의 공포와 홀로 고립된 주인공의 정신적 공황상태와 심리묘사에 초점을 두었던 것과는 달리 [오메가 맨] 은 원작의 기초적인 설정만 갖고 왔을뿐 상당부분이 각색되어 있다. 일례로 감염자들은 원작에서처럼 극도로 위험한 괴물같은 존재라기보다는 대화가 가능하며 서로를 형제, 자매로 부르는 일종의 광신자 집단같은 군집생활을 한다. 나름대로의 논리를 가지고 주인공 네빌과 대립하는 것도 원작과는 사뭇 다른 내용이다.

아울러 찰턴 해스턴이 맡은 네빌이란 인물 역시 원작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캐릭터다. 원작은 지구상에 '홀로 남겨진' 주인공의 내면적인 부분을 강조하고 있으며 특히 주인공의 개, '샘'과의 교감 역시 원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설정이지만 [오메가 맨]은 '샘'을 아예 제외시켰다. 주인공 네빌 역시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소시민이라기 보다는 액션-히어로의 모습을 하고 있다.  결국 [오메가 맨]은 원작을 새롭게 해석한 작품으로서 원작의 팬들에게 가장 많은 원성을 산 작품이 되었다.

찰턴 해스턴 주연의 오메가 맨



주인공이 텅빈 뉴욕의 거리를 빨간 스포츠카를 타고 질주하는 오프닝이 무척 인상적이다. 이 오프닝은 후에 윌 스미스 주연의 [나는 전설이다]에서도 오마주될 정도로 잘 만들어진 시퀀스다.

중세 수도사 옷을 입은 감염자들





3. 나는 전설이다 - I Am Legend (2007)

<나는 전설이다>라는 제목은 깊은 의미가 있다. 불행히도 이 제목이 주는 충격은 영화에서는 재현되지 못한다. 이번 영화는 리처드 매드슨의 소설을 뼈대로 만들어졌지만, 여러 각색의 결과물들은 찰튼 헤스턴의 <오메가 맨>과 많은 부분에서 겹친다. 영화의 불행은 여기서 시작된다. <오메가 맨>은 비록 원작과는 다른 형태로 이야기를 구성했지만, 그것은 영화가 만들어진 70년대 미국 현실에 대한 반영이 있었다.

주인공 샘^^;



그러나 <나는 전설이다>에서는 <오메가 맨>의 설정들을 그저 흉내만 내고 있을 뿐이다. 특히 <오메가 맨> 에서 로버트 네빌이 인류의 구원자가 된다는 것과, 라스트의 장면은 이번 영화의 결말과 거의 흡사하다. <나는 전설이다>는 리차드 매드슨의 원작의 영화화가 아니라 <오메가 맨>의 리메이크와 같은 모습이다.

고독을 표현하려는 듯한 욕조 배드씬




오늘 데이트가 있는데, 입냄새가 심해? / 웅...지독하군





윌 스미스 가족



<나는 전설이다>에서 네빌의 딸 역할로 나온 윌로우 스미스는 실제 윌 스미스의 딸
<행복을 찾아서>에서 크리스의 아들로 나온 제이든 스미스는 실제 윌 스미스의 아들
<매트릭스>에서 니오베 함장역을했던 제이다 핀켓 스미스는 윌 스미스의 부인